휴지조각으로도 쓸 수 없는 깨달음

목표를 세웠을 때가 아름다운 것이다.
이루고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 것이 사람마음이다.
깨달음이라고 별다를 것이 있겠는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나면 그 다음에는 내려오는 길밖에 없다.
깨달았다고 온몸이 황금으로 변하던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가 있던가
아서라
꿈에서 깨는 연습부터 해야한다.
똑같이 아침을 먹고 저녁을 먹는 일
어디 깨달음으로 밑이나 닦을 수가 있던가
괜히 쓸모도 없는 깨달음을 들고 다니느라 무겁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평범이 무엇이던가
신비의 넋이 잠들어 있는 곳이 아니던가
깨달음도 결국 평범이 잠에서 깨어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언제든지 피곤하면 누워서 자야하듯이
평범을 베개삼아 숙면에 들기도 하는 것이다.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우상처럼 받들려는 어리석음을 버려야한다.
아무리 인류의 역사가 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현실은 현실인 것이다.
보아라
자연 앞에 서면 할말이 있던가
저절로 모든 것을 놓게 되는 것 말고
또 무엇이 있던가
바로 자연스럽게 사는 일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깨달음이 아니던가
이제부터 꿈에서 깨어나자
그리고 침묵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

2002년 12월 6일 금요일
휴지조각으로도 쓸모 없는 깨달음을 생각하며...
깨달음에 대한 환상부터 버려야한다. 깨달음을 얻고나면 다시 평범으로 돌아가는 일밖에는 없다. 범인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자연스럽게 삶을 살아나가는 일 이것이야말로 깨달음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던가.

청아당 엄 상 호 詩